• 대한민국 신문논술대회
  • 대회안내
  • 참가접수
  • FAQ

Home > 대한민국 신문논술대회 > 참가접수

참가접수

제목 [-] 제8회 대한민국 신문논술대회 수상작 - 최우수상(한국조사기자협회장상) 유채연씨 "청년정치, 당사자가 필요해" 등록일 2021.12.07 17:56
글쓴이 사무국 조회 311

최우수상 (한국조사기자협회장상)

 

청년정치, 당사자가 필요해


 

 

유채연 씨

 

대학 병원 의사들의 일상을 다룬 드라마 tvN<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인기다. 드라마 자체의 시청률도 높지만 의사 유튜버들이 이 드라마를 보고 만든 리뷰 영상도 통상 1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유튜버들은 드라마 속 잘못 고증된 병원 문화나 위생수칙 같은 부분을 지적한다. ‘저 정도의 사안으로는 교수님이 아니라 치프 레지던트를 부르는 것이 관례처럼 병원에서 일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쉽게 알아낼 수 없는 사소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꼼꼼한 연출로 정평이 난 제작진도 전문가 없이는 모든 부분을 완전히 파악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청년 없는 청년 정치도 그렇다. 마치 전문가 없이 전문 드라마를 만든다는 것과 같다. 아무리 자체 싱크탱크를 가동해 청년 문제를 분석하고 조정방안을 논의해봤자 자신의 의제로 책임지고 이끌어갈 청년 위원이 없으면 옥에 티가 생길 수밖에 없다. 청년정치의 필요성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청년층을 가장 잘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 청년이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다. 21대 총선 유권자의 30%는 청년층으로 간주하는 2·30대였다. 대표성의 결여라는 당위적인 요인이 아니라 지지율 확보 때문이라도 청년 정책 보완은 필수적이다. 정확한 보수공사를 위해서는 청년이 필요하다.

문제는 돈이다. 최근 몇 년간 대학가 학생회는 비상(非常)의 일상(日常)화를 겪었다. 경선은커녕 단선 후보조차 출마하지 않아 비상대책위원회가 학생회 자리를 대신하는 사례가 쏟아졌다. 심각한 취업난 앞에서 학생들은 정치를 생각할 여유를 잃었다. 학생 자치를 위한 학생회는 학회와 오픽(OPIc), ‘컴활이 들이닥친 일상 속에서 몰락했다. 결국 취업과 정치 사이 제로섬 게임을 치르며 청년들은 서서히 피선거권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20대 국회에는 청년 정치인이 세 명 있었고, 21대 국회에도 열 세 명만이 자리했다.

청년과 정치가 더는 유리되지 않도록 하려면 청년 정치인의 준직업화가 필요하다. 비정상적으로 적은 청년 정치인의 확대를 위해서는 실험적인 지원이 우선이다. 정당, 특히 거대 정당은 당내 청년 대책위원회를 신설해 본격적으로 청년 지원 프로세스를 가동해야 한다. 이념과 활동 이력을 기반으로 청년 정치인 후보를 미리 선발해 한 총선을 간격으로 최소 4년을 지원해야 한다. 선발된 청년을 대상으로는 자금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 대부분 기존 직업 없이 정치인으로 뛰어드는 청년들에게 정치의 모든 과정은 돈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보였던 행보가 모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0대 경선 후보자에게는 경선 비용 전액을, 30대 경선 후보자에게는 반액을 지원했다. 선거 제반 비용 지원은 물론 공천이 확정되면 청년 후보들에게 1억에서 15000만 원을 대출해주기도 했다.

이처럼 직접적인 현금 지원으로 청년들의 자유로운 정치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 경선비용이나 심사비용처럼 선거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지원은 기본이거니와 정치 활동에 유용할 수 있는 자금도 내어줄 필요가 있다. 이 자금은 다음 총선을 만기로 예비 입법 활동이나 유권자들을 만나는 데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비당선 무이자 원칙을 도입하면 청년을 험지에 공천하거나 비례대표 뒷순위에 배치하는 관행도 타파할 수 있다.

지금껏 청년 정치인들의 사정은 사상누각(沙上樓閣)과 같았다. 누각이 아니라 모래가 문제였다. 고약한 사정 속에서도 시민단체와 청년조직에서 존재감을 뚜렷이 내보인 단단한 누각들도 많았다. 청년주거권과 세입자 문제를 대학에서부터 꾸준히 다뤄온 권지웅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가 대표적이다. 권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22번으로 낙선했다. 정당들은 본격적으로 그 누각을 찾아 탄탄한 경제적 기반 위에 고정해야 한다. 그때야 비로소 당내에 자리를 잡은 청년들은 청년정치라는 전문드라마를 빈틈없이 메꿀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    비밀번호   
보이는 순서대로 문자를 모두 입력해 주세요
다음글 | 다음글이 없습니다.